혼자서 4타점 맹활약한 안익훈은 LG의 미래다.

LG 트윈스의 시즌 초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이 이어지고, 집중력 잃은 타선은 득점 기회에서 진루타 내지는 타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LG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4대5로 역전패했다. 혼자서 4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안익훈이 있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승리를 가져오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는 흐름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막판 찬스에서도 역전타가 나와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6회말 수비서 나온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실책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연장 10회서는 벤치의 작전이 하나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LG는 중반까지 선발 헨리 소사의 호투를 앞세워 리드를 유지했다. 2회초 먼저 2점을 얻었다. 선두 임 훈의 중전안타, 1사후 오지환의 우전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정상호의 강습타구가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발을 맞고 내야안타가 돼 1사 만루로 찬스가 이어졌다. 이어 강승호가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안익훈이 브리검의 145㎞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0의 리드를 잡았다. LG트윈스의 2선발 소사의 호투도 주목받을 만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던 소사는 4회 안타 4개를 허용하고도 1실점으로 막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무사 1,3루서 1루주자 박병호를 도루자로 잡고, 김하성에 적시타를 맞은 뒤 1사 1,3루의 위기에서 김민성을 1루수 땅볼, 김태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면했다. 자칫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면 힘없이 경기를 내줄만한 위기를 어렵게 극복해낸 것이다.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소사는 2-1로 앞선 6회 역전을 허용했다. 가르시아의 실책이 뼈아팠다. 소사는 선두 서건창에게 우전안타,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맞았다. 여기에서 LG 벤치는 자동 고의4구 사인을 냈다. 고종욱이 그대로 1루로 걸어나갔다. 만루 작전을 쓴 것이다. 소사는 다음 타자 김민성을 땅볼로 잘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를 잡은 3루수 가르시아가 더블플레이를 위해 2루로 던진 것이 옆으로 빠지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2-3으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송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더블플레이를 완성, 그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실책으로 실점하는 모습은 지난 일요일의 오지환을 다시 떠오르게 했다. 이제 3경기째인데 이런 모습이 여러번 나왔다는 것은 선수들이 되집어보고 반성해봐야 할 부분이다. LG가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다시는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이다. 오늘은 실책없는 멋진 경기를 해야만 한다. 그들을 위해서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LG에는 떠오르는 신예 안익훈이 있었다. 9회초 안익훈의 적시타로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1사 1,2루서 타석에 들어선 안익훈은짘 넥센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마무리 정찬헌이 이어진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1사 2루서 임병욱에게 좌전적시타를 내주면서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LG는 이어진 10회초 선두 가르시아의 우전안타로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임 훈이 번트 실패 후 삼진으로 물러났고, 대타 이천웅도 2루수 땅볼에 그쳐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했다. 이어 오지환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결국 LG는 10회말 정찬헌이 넥센의 집중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정찬헌은 1사후 김민성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계속된 2사 1루서 김재현에게 우중간 끝내기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공수에서 드러난 짜임새 부족이 시즌초 LG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날 2번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2회 2사 1,2루서 유격수 땅볼, 4회 2사 2,3루서 루킹 삼진, 9회 1사 2루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5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했다. 김현수가 찬스에서 한 방이라도 쳤다면 쉽게 풀릴 경기였다. LG는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서도 허약한 타선과 불안한 수비 때문에 연패를 당했다. 투수들은 그런대로 잘 던지는데 야수들이 공수에서 경기를 망치는 '악순환'이 올해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어제의 경기를 되돌아보면 경기초반 매회 주자가 나갔음에도 제대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게다가 강한2번을 외치면서 김현수를 2번에 배치했지만 지난 2경기보다 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9회 삼구삼진으로 물러나는 모습은 내가 해결하겠다는 의지나 열정이라고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마무리로 나온 정찬헌 역시 강한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한 팀의 마무리라면 그것도 팀이 어렵게 경기를 막 역전시킨 직후라면 경기를 매조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동점과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매번 좋을 수 없는 것이라지만 팀의 마무리로써 첫 등판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아쉬움을 넘어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2017시즌을 5연승으로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3연패로 시작하는 2018시즌은 힘겹게 첫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겨울 준비가 소홀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선수들이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 경기를 빠르게 복기하고 좋지 않았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해설자의 멘트가 떠오른다. "안익훈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주려면 이런 경기에서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데..." 그렇다. 혼자서 호수비에 4타점의 맹활약을 했음에도 승리하지 못해서 그의 활약이 뭍혀버렸다. 그래도 그는 LG의 희망임이 분명하다. 의기소침 할리는 없겠지만 계속된 멋진 플레이로 2018년을 그의 해로 만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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