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의 차우찬, 드디어 양현종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다

LG의 차우찬(31)이 KIA 양현종(30)과의 7번째 맞대결에서 드디어 승리했다. 차우찬은 맞대결 첫 승과 함께 2018시즌 첫 승 기쁨을 함께 누렸다. 그리고 자신이 LG트윈스의 부동의 에이스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에게 올해는 작년의 10이 아니라 15승을 기대해본다. 

31일 잠실구장에 2만50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양팀의 에이스 대결이 펼쳐졌다. 팽팽한 투수전을 기대했으나 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은 아니었다. 두 좌완은 불의의 장타를 서로 허용하며 실점이 많은 편이었다. 차우찬이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실점했고, 양현종은 6⅓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LG가 6-4로 승리했다. 차우찬은 승리 투수, 양현종은 패전 투수가 됐다. 

통산 7번째 선발 맞대결에서 차우찬은 드디어 1승(3패)을 따냈다. 맞대결 4승무패였던 양현종은 첫 패배를 당했다. 양현종이 마지막으로 LG에 패한 것은 2016년 9월 27일(6이닝 2실점)이었다. 지난해는 LG전 3경기에 나와 3승무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뼈아픈 홈런 2방을 맞으며 550일 만에 패전 투수가 됐다. 어제 승리를 가져온 LG트윈스는 여러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팀의 대표 에이스가 상태팀의 에이스, 그것도 2017년 20승 다승왕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했고, 팀의 하위 타선에서도 힘을 보탰고, 가르시아는 확실히 한국프로야구에 적응했음을 확인시켜 주었고, 김현수 또한 회복의 기미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은 "차우찬이 시즌 첫 등판이라 투구 수 8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5회 정도"라고 말했다. 차우찬은 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실전 등판이 늦어진 상태였다. 
차우찬은 경기가 시작된 1회에 1사 후 김주찬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버나디나 삼진 후 최형우의 잘 때린 타구를 3루수 가르시아가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멋진 가르시아의 수비가 없었다면 1회부터 실점을 하며 불안하게 출발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2회 1사 후 안치홍에게 안타, 이범호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 높게 실투가 되면서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했다. 실점 후 1사 2루에서 연속 내야 땅볼로 추가 실점은 모면했다. 이후 실점없이 4회까지 잘 버텼지만 5회가 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5회가 시작되고 갑자기 타자 2명을 연속 볼넷으로 내주며 흔들렸다.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명기에게 1루 베이스 옆을 빠져가는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이어서 김주찬에게 희생플라이로 5-4 한 점 차로 추격당하는 상황이 됐다. 5-1로 여유있게 앞서가던 경기는 1점차의 박빙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차우찬은 5회를 채우고 마운드를 계투진에게 넘기고 내려오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KIA의 양현종은 1회를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팀타선의 선취점을 선물받고 등판한 2회 LG트윈스의 4번타자 가르시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지는 2사 2루에서 오지환에게 146km 직구를 던졌는데 그만 좌중간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3회에도 2사 후 박용택에게 좌중간 2루타, 가르시아에게 3루수와 3루 베이스 사이를 뚫고 가는 좌선상 2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매회 실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현종은 4회에 다시 장타를 허용했다. 1사 후 오지환에게 볼넷, 유강남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LG에서 양현종에게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유강남은 이날도 유감없이 그런 모습을 뽐냈다. 유강남의 홈런으로 점수는 1-5로 벌어졌다. 팀이 4-5로 따라간 7회에는 김현수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1사 3루에서 박정수로 교체됐다. 가르시아의 희생플라이이로 양현종의 실점은 6점이 됐다. 결국 팀은 양현종의 실점을 더 이상 만회하지 못했고 양현종은 550일만에 LG전 패배를 안았다.

양현종과 차우찬은 이날 프로 데뷔후 7번째 만남이었다. 지난 맞대결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차우찬은 이날 첫 승리를 얻어 그 의미가 더 컸다. LG의 입장에선 팀 대표 에이스가 상대팀을 꺾었다는 의미 이상의 결과를 얻은 셈이다. 지난 6차례 선발 맞대결에서는 양현종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양현종은 6차례 맞대결에서 4승무패다. 반면 차우찬은 승리없이 3패다. 2009년 첫 만남부터 불꽃 튀는 대결, 둘 다 7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각각 무실점,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둘 다 승패와 관련이 없었다. 2015년 5월 23일 4번째 대결이 최고의 투수전 대결이었다. 차우찬은 7이닝 무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고, 양현종은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7회까지 던진 차우찬이 내려간 뒤 8회말 KIA는 결승 득점을 뽑아 양현종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양현종은 맞대결 6경기(40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차우찬도 승리만 없을 뿐 6경기(33⅔이닝)에서 3패 평균자책점 3.74로 나쁜 편은 아니다. 다만 승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경기 후 차우찬은 "(시즌) 첫 경기를 승리할 수 있어서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아직 만족할 만한 피칭은 아니었으나, 통증 없이 투구를 잘 마친 것 같아 다행이다. 다음 경기를 준비 잘해서 더 좋은 피칭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첫 등판한 차우찬이 80개 전후로 예정했는데, 잘 던졌고 첫 승을 축하한다. 첫 등판이여서 직구가 조금 높게 형성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승인으로는 마운드와 타선의 조화를 칭찬했다. 류 감독은 "불펜의 김지용이 2이닝을 깔끔히 잘 막아줬다. 진해수와 정찬헌이도 잘 던졌다"고 칭찬하며 "타선에서도 오지환이와 유강남의 홈런이 좋았다. 요즘 잘 맞고 있는 가르시아의 추가 타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LG는 개막이후 7경기만에 거둔 2승이다. 그렇지만 어제의 승리는 하나의 승리 이상으로 얻은 것들이 많다. 우선 차우찬이 선발승을 거뒀고 그가 좋은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30일과 31일 KIA의 원,투펀치인 헥터와 양현종에게 각각 3안타씩을 때려내며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가르시아가 보여줬다. 그리고 박용택은 여전히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김현수 또한 침체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추가점으로 이어지는 2루타를 생산하면서 말이다. 이날 경기를 주도했던 건 다름아닌 하위 타선이었다. 특히 오지환은 시즌 초반 몇번의 실책이 있었지만 이날은 명품수비와 역전홈런 등으로 타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했다. 양석환도 오랜만에 안타를 치며 선발로 내세워준 류중일 감독에게 화답을 했다. 다만 2경기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안익훈의 모습은 아쉬웠다. 어제의 경기를 되돌이켜보면 역시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고 수비가 잘 되면 그날 공격도 잘 되며 승리를 챙기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도 1회 가르시아의 멋진 다이빙캐치와 4회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서 더블플에이로 만든 오지환의 모습이 남아 있다. 

어제의 1승을 넘어 이제는 연승을 해야한다. 그리고 첫 위닝시리즈도 만들어야 한다. 어제의 좋았던 기억을 토대로 LG가 오늘도 승리를 가져와 연승과 위닝시리즈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길 바란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