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박용택과 유강남이 살아나다

LG트윈스는 17일 경기에서 삼성에 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더욱 반가운건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는  박용택과 유강남이 모처럼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박용택과 유강남은 16일 경기에서 팀 타선이 16안타를 치며 대폭발했음에도 선발 출전 타자들 중에서 유이하게 무안타로 침묵했었다. 그런 그들이 오랜만에 안타를 쳐내면서 LG는 앞으로 더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멀티히트는 박용택의 경우 10경기만이고, 유강남은 무려 18경기만이었다.

박용택은 3타수 2안타 2볼넷, 유강남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회 1사 2루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과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박용택은 1-0으로 앞선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쳐냈고,  1-2로 뒤진 5회 2사 후엔 내야 안타에 성공했다. 이날 무려 네 차례나 출루했다. 유강남은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0-0 동점이던 2회 초 2사 후 2루타를 치고 나가 선취점의 발판을 놓았다. 유강남은 후속 정주현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1-2로 역전당한 6회에는 1사 3루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동점 타점을 뽑아냈다. 10경기 만의 타점이었다.


둘 모두 전날까지 시즌 성적이 크게 나쁘진 않았다. 박용택은 타율 0.281·3홈런·19타점을, 유강남은 타율 0.274, 8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박용택은 0.175, 유강남은 0.088에 그쳤다. 최근 자신의 타석에서 걸린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계속 펼쳤다. 두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LG 프랜차이즈 출신 박용택은 개인 통산 최다 안타 2위에 올라있을 만큼 팀의 간판타자다. 또 유강남은 시즌 초반 팀 타격을 이끌다시피 했다. 올 시즌 유강남이 맹타를 휘두를 때 LG는 가장 신바람을 냈다. 

17일 경기에 선발은 윌슨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던 윌슨은 이날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볼넷을 3개나 허용했지만, 안타는 단 3안타만 허용했다. 그리고 탈삼진을 8개나 잡았다.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처음으로 8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윌슨의 호투를 바탕으로 LG 트윈스는 경기 후반부에서 역전을 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윌슨 또한 41일만에 승리를 추가하면서 2승째를 따냈다.

LG는 1회초부터 득점기회를 잡았다. 이형종이 2루까지 진루했으나, 김현수와 채은성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첫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이어진 2회초에 선취득점을 했다. 유강남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정주현이 적시타로 유강남을 불러 들이면서 1-0으로 앞서갔다. 3회에도 LG는 찬스를 잡았으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선두타자 박용택이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김현수, 채은성, 양석환 세 타자 모두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다. 한 점차로 앞서가던 LG트윈스는 4회말 러프의 홈런 한 방으로 역전을 당했다. 윌슨이 구자욱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러프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물오른 LG타선은 6회초에 동점에 성공한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가고 이날 경기에서 살아나기 시작한 유강남이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LG는 드디어 7회초에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형종이 삼성 백정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날린 것이다. 추가 득점까지 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오지환과 김현수가 안타를 쳐서 1사 1,3루의 찬스가 왔다. 하지만, 채은성이 병살타를 치면서 더 이상의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LG는 9회초에 대량 득점을 했다. 선두 임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고 오지환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3루타를 날려서 타점을 올렸다. 삼성 투수 김승현의 폭투로 다시 한점을 추가한 LG는 김현수가 적시타를 쳐서 6-2의 스코어를 만들었고, 양석환이 경기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으로 9회초에만 5득점을 했다. 

불펜에서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진해수가 9회말 윌슨을 이어 등판했다. 하지만, 그는 투아웃 이후에 강민호에게 석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9회초에 대량 득점이 없었다면 굿바이 결승 홈런이 될 뻔했다. 점수 차이가 많이 난 상황이어서 다행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진해수에 대한 점검 내지는 판단을 새로이 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진해수는 올 시즌 들어서 한번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늘 위기를 만들거나 위기에 등판해서 실점을 해왔다. 비단 16,17일 경기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틀동안 그는 2이닝을 투구하면서 6실점을 했다. 무려 방어율이 27이나 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였음에도 그는 변한 것이 없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들어 불펜진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지만 진해수는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을 정도다. 반드시 진해수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오랜만에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주말 경기는 한화와 치른다. 8연패의 시작이었던 삼성에겐 되갚음을 했다. 이젠 한화에게 스웝을 당하면서 연패가 길어졌던 걸 되갚을 차례다. 한화전에는 김대현, 소사, 차우찬이 등판한다. 그들이 마운드에서 제 몫만 해준다면 승리는 예상외로 쉽게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의 타자들이 삼성과의 3경기에서 모두 10개 이상의 안타를 쳐낼 정도로 물이 올라 있기 때문에 득점지원은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3경기동안 무려 45안타를 쳐냈다. 게다가 박용택과 유강남까지 살아나고 있다. 한화에게 스웝을 거두고 다시 연승모드를 장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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