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완벽하게 살아나다

LG트윈스는 13일 선발로 나선 차우찬의 역투로 KT를 꺽고 3연승을 달렸다. LG는 지난 11일 경기부터 선발투수들이 7회까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를 챙겼다. 차우찬은 이날 7이닝 3피안타, 4볼넷, 삼진 4개를 기록하면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전에서 무기력하게 당했던 모습에서도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차우찬의 올 시즌 출발은 그리 좋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시범경기에서 단 한 차례 등판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달 31일 잠실 KIA전에서 5이닝 5피안타 4실점을 남겼던 차우찬은 7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4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해 우려를 낳았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투구수가 모자라서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시즌을 맞았다. 첫 2경기를 던지면서 불안한 상태였고 힘들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조금씩 나아질 것 같다."고 차우찬은 말했다. 하지만 차우찬은 13일 잠실 KT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KT전 9연승을 달리면서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직 차우찬의 구위는 100%로 올라오지 않았다. 본인도 "구위는 80% 정도 올라온 상태"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로 차우찬의 최고 구속은 143km로 묵직한 직구를 던지지 못했지만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KT 타선을 1점으로 막는 노련미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차우찬은 "직구가 좋지 않았지만 대신 커브 등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니 직구 스피드가 많이 안 나와도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차우찬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3일 경기에서 10승 보증수표란 걸 보여줬다.

피어밴드를 선발로 내세운 KT와 차우찬의 LG는 이날도 투수전을 펼쳤다. LG는 4회까지 피어밴드에게  안타를 쳐내지 못하며 묶였다. 반면 KT는 윤석민이 2회초 차우찬을 상대로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리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어진 5회말 최근 8번타자로 내려와 맹활약하는 양석환이 차우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선두타자 채은성이 안타로 나가고 유강남이 연속안타를 치고 1사 2,3루의 상황이 됐다. 이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양석환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쓰리런포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차우찬이 내려가고 최성훈이 8회초에 올라왔다.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강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로하스를 범타로 잘 막았다. 이어서 김지용이 등판해서 이날 홈런을 기록한 윤석민을 2루 땅볼로 잡으며 8회를 끝냈다. 3-1로 앞선 9회 전날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정찬헌이 올라와 힘겹게 세이브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유한준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대타 이진영에게 안타,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2루에서 대타 이해창의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한 번 더듬는 바람에 병살에 실패했다. 2사 1,3루 상황이 됐다. 전날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란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KT는 타석에  대타 정현을 내세웠으나 정찬헌은 그를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차우찬은 어찌 보면 이제 한 경기를 잘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차우찬이 세 경기를 치르면서 팔꿈치 통증에 대한 공포감이 사라졌으며 구위 또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우찬은 이에 대해 "통증에 대한 걱정은 없다. 다만 작년 후반기부터 강하게 던지지 않은 것이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데 아마 5월 말 정도는 돼야 100%로 올라올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KBO의 슈퍼루키 강백호와 상대한 것에 대해 물었을 때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는데 이유가 있었다. "지금 나는 나 자신과 싸우고 있어서 누구와 상대해도 별다른 느낌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차우찬은 '회복중'이지만 벌써 2승을 챙겼다. 지난 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차우찬은 2승째를 거두면서 3점 밖에 지원 받지 못했지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중요할 때 양석환의 홈런이 나왔다."라고 반가움을 나타낸 것이다. 차우찬은 "팀의 3,4,5번 타순이 잡혀있으니 투수로서도 확실히 기대할 수 있는 게 생긴다"며 앞으로도 득점 지원을 많아질 것을 기대했다.

LG트윈스는 선발투수들이 7회까지 버티면서 투수전을 펼친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시즌 첫 3연승을 내달렸다. 김대현, 윌슨, 차우찬이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느덧 팀은 8승 9패를 마크하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오늘은 소사가 등판한다. 소사는 지난 3경기에서 3승을 거뒀어도 충분할만 투구를 하고도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의 타자들이 오늘만큼은 그에게 승리를 주말선물로 줘야 한다. 그는 오늘도 이전 등판에서처럼 7회까지 책임을 질테니 말이다. LG는 타선이 조금 더 응집력을 발휘한다면 어느 팀에도 맞서 쉽게 승리를 내주는 일이 없을 것이다. 13일 경기에서는 5회에 터진 홈런 포함 3안타가 이날 기록한 안타수와 같다. 그만큼 빈공에 허덕였고 피어밴드에게 짓눌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T의 피어밴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홈런만 허용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승리는 피어밴드가 차지했을 것이다. 연일 투수전이 펼쳐지는 잠실벌을 오늘도 뜨겁게 달궈서 4연승을 향해 달리길 바란다. 오늘은 LG트윈스가 5할승률을 회복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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